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국 시트콤 플레브스 (소개, 줄거리, 평가)

by mydoris 2025. 4. 15.

플레브스-주인공들-포스터
영국 시트콤 플레브스의 포스터

'플레브스'는 고대 로마를 배경으로 삼았지만 현대적인 유머와 사회 풍자가 돋보이는 독특한 영국 시트콤입니다. 2013년부터 ITV2 채널에서 방영을 시작해, 총 5 시즌과 특별 편을 통해 꾸준한 인기를 누렸습니다. 평범한 청년들이 고대 로마라는 설정 속에서 펼치는 직장생활, 연애, 인간관계 등을 유쾌하게 그려내며 독특한 매력을 자랑합니다. 비록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국 내에서는 꾸준히 사랑받은 작품입니다.

1. 드라마 제작 배경과 시대적 콘셉트

'플레브스'는 영국의 코미디 작가 톰 바슬리(Tom Basden)와 샘 리튼(Sam Leifer)에 의해 공동 제작되었으며, 2013년 ITV2 채널을 통해 첫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고대 로마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대사, 표현, 캐릭터의 사고방식 등은 철저히 현대적인 문법을 따르고 있어 '로마 버전의 모던 시트콤'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 독특한 콘셉트 덕분에 역사물과 코미디 양쪽 팬층을 모두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드라마의 제목인 '플레브스'는 고대 로마에서 평민을 의미하는 단어로, 엘리트 계층과 대비되는 위치에 있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주인공인 마커스(Marcus), 스타일러스(Stylax), 그리고 후에 등장하는 제이슨(Jason)은 모두 사회 하층민으로, 자신들의 위치를 벗어나 성공과 사랑을 쟁취하려는 전형적인 청춘 캐릭터입니다. 그들이 겪는 좌충우돌의 일상은 고대 로마라는 배경 덕분에 더욱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한국에서 이 작품이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ITV2라는 영국 내에서도 비교적 젊은 층 대상의 채널에서 방영된다는 점, 둘째는 고대 로마라는 낯선 배경과 영국식 유머가 국내 대중 정서와 다소 거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번역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문화적 장벽이 있어, 정식 서비스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도 영향이 큽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독창성이 이 드라마만의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2. 줄거리와 캐릭터

기본 줄거리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흡입력을 자랑합니다. 마커스와 스타일러스는 고대 로마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며 출세와 연애를 꿈꾸는 평범한 청년들입니다. 이들은 집주인이자 전형적인 로마 노예인 그루메오(Grumio)와 함께 생활하며 각종 말도 안 되는 사건에 휘말리게 됩니다. 시즌 3부터는 스타일러스가 빠지고 새로운 룸메이트 제이슨이 등장하며 분위기가 또 한 번 전환됩니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강점은 전형적인 '현대 청춘물'의 문법을 고대 로마에 이식했다는 점입니다. 셰어하우스, 직장 상사 스트레스, 데이팅 앱, 야근과 같은 현대적 소재가 고대 로마풍 배경 안에서 자연스럽게 풀려나갑니다. 예를 들어, "밸런타인데이"(Valentine's Day) 편에서는 고대 로마인들이 연애 이벤트를 준비하며 데이트에 실패하는 모습이 현대의 밸런타인데이와 묘하게 겹치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줍니다.

그루메오의 존재 또한 이 드라마의 독특한 매력을 완성시키는 요소입니다. 말은 거칠고 태도는 무례하지만, 누구보다 솔직하고 풍자적인 언어로 상황을 조롱하는 그의 입담은 매 에피소드의 감초 역할을 합니다. 그는 때로는 제4의 벽을 허무는 듯한 뉘앙스로 현대 사회를 풍자하기도 합니다.

또한, 배경은 고대 로마지만 의상과 소품은 현대적인 감각을 결합해 스타일리시한 연출을 자랑합니다. 로마의 거리를 재현한 세트와 CG, 그리고 개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빠른 편집은 시청자들에게 강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매 시즌이 지날수록 캐릭터 간의 관계가 깊어지고, 일부는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장면도 있어 단순한 코미디를 넘어선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3. 영국 내 평가

'플레브스'의 시대적 배경은 고대 로마이지만, 이 작품은 특정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보다는 로마라는 설정을 통해 '현재 사회의 축소판'을 표현하는 데 집중합니다. 고대 로마의 계급사회, 관료주의, 노동 환경, 연애 문화 등이 과장된 방식으로 묘사되면서 오늘날의 사회와 놀라운 유사점을 드러냅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들이 사무직에서 일하며 겪는 잡무나 상사의 부당한 요구는 현대 직장인들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부동산 문제, 신분 상승의 어려움 등도 현대 청년층이 겪는 고민과 그대로 겹칩니다. 작중에서 반복되는 대사는 자주 현대 영국 청년들의 삶과 현실을 풍자하는 도구로 쓰이며, 시트콤임에도 불구하고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유머 안에 녹여내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습니다.

영국 내에서는 이 드라마가 상당한 인기를 누렸습니다.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는 '고대 로마 버전의 인비트위너스'라는 평을 받을 만큼 친숙하고 코믹한 일상물이었습니다. '로마인 코스프레를 한 현대인'이라는 설정이 주는 위트와, 예상할 수 없는 전개가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시즌마다 등장하는 특별 게스트들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비평적으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창의적이고 뻔하지 않은 시트콤", "역사적 배경을 기발하게 비튼 새로운 접근"이라는 평가와 함께, 영국 아카데미 텔레비전 어워드(BAFTA)에서도 후보에 오르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2022년에는 'Plebs: Soldiers of Rome'이라는 마지막 TV 영화가 방영되며 팬들에게 완결판을 선물했고, 이를 통해 긴 여정을 마무리했습니다.

 

'플레브스'는 고대 로마라는 시대적 배경을 빌려, 현대 사회의 민낯을 유쾌하고 날카롭게 풍자한 시트콤입니다. 각본의 기발함과 캐릭터 간의 케미스트리, 시대를 관통하는 통찰력으로 영국 내에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한국에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신선한 유머와 사회적 메시지를 모두 담은 이 작품은 다른 시트콤들과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입니다.